대화가 필요해마지막으로 우리가 같이 가던 차 안에서, 네가 틀었던 노래 "대화가 필요해"그 노래 가사를 조용히 읖조리면서 따라 부르며 듣고있다가 순간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그런 날 보면서 너는 우냐고, 울지말라고 했고. 나는 괜히 창문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울지 않는 척 했다.이미 그 시점에서 우리는 대화로 관계를 돌릴 수 없는 곳에 와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
생각해보면 우리 연애의 시차는 늘 조금씩 어긋나 있었다. 보통은 내 마음이 항상 너보다 한발짝 더 멀리 더 빨리 가고 있었다. 네가 느리게 걷길 원했지만 항상 빨랐던 내 발걸음 때문인지... 그렇게 어긋난 시차만큼 우리 관계는 멀어지곤 했고, 그럴때면 항상 내가 돌아가 너와의 시간을 맞추려고 했다. 사실 이번 이별도 그랬다. 조금 평소와 다른게 있다면 17...
우리가 첫 데이트로 함께 봤던 비긴 어게인. 그 날 서로가 좋아하는 영화라고 이야기 나눴던 비포 시리즈, 라이크 크레이지, 500일의 썸머. 패션과 신발에 대한 이야기들 사이에서 우리는 서로 취향이 너무나 잘 맞는 사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와서 보면 그건 사실 일반적인 20대 누구라도 곧 잘 맞았을 취향이었을텐데... 왠지 그때는 너무나 우리가 소울메이트처럼...
이별을 통보받고 나서 가장 처음 했던 것은 이별하기 직전의 우리 모습을 하나하나 반추하는 것 이었다. 이별하던 날 우리가 나눴던 대화와 그 전 날 주고받았던 문자메시지, 그리고 우리가 했던 약속들. 그 당시에는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것들이 이제와 다시 보니 모두 의문투성이가 되었다. 사랑한다고 말했던 너의 애정 표현은 정말 네가 그 순간에 날 사랑해...
나는 현재 목동에서 살고 있다. 이사 온 지 이제 2년이 되었다. 내가 왜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곳으로 이사를 왔는지 생각해보면 8할이 너 때문일 것이다. 내가 구로에서 살 때 보통은 너를 데려다줬지만, 가끔 네가 늦은 저녁 시간에 혼자 버스로 돌아갈때면 나는 항상 마음이 불안했다. 내가 살기에는 나쁘지 않은 동네라고 생각했지만, 왠지 너를 생각하면 괜시리...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그걸 업으로 삼고 있는 너에게, 옷 입는 것이 예뻐서 나를 만났다고 했던 너에게, 더는 옷태가 나지 않을만큼 살이 쪄버린 나는 참 보기 싫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이제야 한다. 사실 진작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여러가지 핑계를 대며 인정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누구나 상대방에게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이 있고, 네가 나에게 바랬던 것은 ...
우리가 만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일이 무엇이었을까 생각해보면 그래도 나의 반려견들과 함께한 산책이었을 것 같다. 네가 나를 만나면서 가장 즐거워했던 일이었고, 항상 내가 귀찮은 표정으로 툴툴거리면서 따라갔던 일. "산책할까?"라는 네 글자에 날뛰던 조조와 조이. 가슴줄을 꺼내는 순간부터 나가고 싶어서 낑낑대던 조이와 좀 더 의젓하고 얌전하게 네...
우리는 결국 너의 신입사원 1년을 넘기지 못했다. 우리가 예전에 헤어졌다가 다시 만날때면, 내가 너에게 종종하던 뼈가 있는 농담이 있었다. 헤어지자고 말한 너에 대한 원망과 공격 그리고 서운함을 담았기에 나는 웃으면서 했지만, 너는 미안해했던. "너는 니가 힘들때만 나보고 헤어지자고 하더라" 너의 피팅 아르바이트를 핑계로. 너의 졸업전시회를 핑계로. 참 나...
글을 마지막으로 썼던 것이 언제였을까? 너를 만나고 난 후로는 제대로 된 글을 쓴 적이 없으니, 최소한 4년은 넘었겠구나 싶다. 처음 너와 만났던 소개팅 자리에서 '저 문학 소년이에요.'라고 호기롭게 했던 것이 기억난다. 그러면서 막상 너와 만나는 기간 동안은 한 번도 그런 모습을 보여준 적이 없었던 것 같고.. 우리가 이별하게 된 이제 와서야 이렇게 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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